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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인천검정고시/부평검정고시/세종검정고시학원] 김용택 시인의 '그 여자네 집'

새벽연필 2012. 7. 11. 16:36

박완서작가의 [그 여자네 집] 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[그 여자네 집]이라는 시입니다.

김용택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이시기도 하고, 예전 현대자동차 광고에서 나래이션도 하셨던 분입니다.

분위기도 있고, 참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시입니다.

공부하시다가 혹은 근무하시다가 한번 읽어보세요~~~~

 

 

 

그 여자네집

-김용택-

 

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

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

생각하면 그리웁고

바라보면 정다운 집

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

불빛이,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살아 있는 집

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

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

손길이 따뜻해져 오는 집


살구꽃이 피는 집

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

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

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

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

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

싶은 집


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

그 여자

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

지붕에 올라가

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

노란 집


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

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

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

옷자락이 언듯언듯 보이면

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여하고 싶은 집


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

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

뒤안에 감이 붉게 익는 집

참새 떼가 지저귀는 집

눈 오는 집

아침 눈이 하얗게 처마 끝을 지나

마당에 내리고

그 여자가 몸을 웅숭크리고

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

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“하따, 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” 하며

눈이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

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

김칫독을 열 때

하얀 눈송이들이 김칫독 안으로

하얗게 내리는 집

김칫독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허리에

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

내가 목화송이 같은 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

밤을 새워, 몇 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

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

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면

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

뜰방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

머리에,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

가만히, 내리는 눈송이들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

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

네 집

 

 

[인천검정고시학원/주안세종검정고시/초졸검정고시/중졸검정고시/고졸검정고시]

 

그 여자네집에 나오는 배경이 아마도 이런 풍경이 아닐까요?

 

 

[인천검정고시학원/주안세종검정고시/초졸검정고시/중졸검정고시/고졸검정고시]

 

이제 고인이 되신 박완서 작가

한국의 여성문학을 이끄신 분이시죠...

'나목, 엄마의 말뚝' 모두 유명한 작품이니 꼭 읽어보세요~~~